가족상담에서 가장 많이 들을수 있는 이름, 버지니아 사티어 Virginia Satir.
'의사소통유형'은 그녀의 대표적인 이론이다. 가족치료는 개인치료에 비해 열린회로적 치료방법론으로서 개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가족과 사회, 더 나아가 환경까지도 고려하는 치료체계이다. 가족치료사인 사티어는 임상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긴장상태에서 보이는 의사소통 방식과 대처방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였다. 그녀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 오가는 모든 언어적 비언어적인 것을 의사소통으로 보았으며, 긴장상태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메시지에 유형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것은 사람들이 긴장과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생존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대처방식이 개인의 성향이나 기질을 알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이 다양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설명하고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환경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반응하고 대응하는 방법이 있다. 여러 방법 중에서 자주 쓰이는 것도 있고 드물게 쓰이는 것도 있다. 사티어는 이러한 인간의 대처방식은 스트레스와 같은 긴장상황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하였다. 다양한 대처방식의 유형 중 역기능적인 생존유형은 주로 자아존중감이 낮고 불균형 상태에 있을 때 나타나는데 이 유형이 나타난다는 것은 자아존중감에 문제가 있는 상태로서 긴장상황에서 역기능적인 의사소통을 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티어는 의사소통 및 대처 유형을 비난형, 산만형, 초이성형, 회유형, 일치형으로 분류하여 설명하였다. 사티어의 생존유형 5가지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해 보고자 한다.
사티어의 생존방식 유형
사티어는 건강한 가족은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가족을 말하며 이러한 가족의 구성원은 자존감이 높다고 하였다. 또한 치료적 개념으로 크게 두가지 기능으로 논하였다. 역기능적 의사소통 방식과 기능적 의사소통 방식이 그 두가지 기능에 속하고 역기능적 의사소통방식은 다시 비난형, 산만형, 초이성형, 회유형이 있고 기능적 의사소통방식으로 일치형이 있다. 이렇게 다섯가지 유형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1) 역기능적 의사소통 유형
-비난형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결점을 지적하며 독재자처럼 타인을 통제하고 명령하는 유형이다. 이들은 일이 잘못되면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돌린다. 주로 하는 말은 ‘네가 제대로 하는 것이 있느냐.’ ‘너 때문이야.’ ‘당신이 문제야.’ ‘나에게 잘못된 것은 하나도 없어.’ 등이다. 이들의 비난행위는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은 자신의 욕구를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내면적으로는 외롭고 소외감을 느끼며 스스로를 외로운 실패자로 생각하여 심리적으로 분노, 짜증, 반항, 적대감, 편집증, 폭력, 반사회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긴장의 상황에서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행동 특성으로는 다른 사람을 탓하고 소리치고 위협하며 명령하고 주장하는 행동 등이다. 이러한 행동은 다른 사람을 손가락질하는 외형으로 대표될 수 있다. 비난형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신체적 증상으로는 근육긴장, 통증, 혈액순환 장애, 고혈압 등이며 이들의 자원은 자기주장과 에너지, 지도력이다. 비난형은 자아존중의 3요소 중 자기와 상황의 두 요소는 존중되지만 타인은 무시되는 유형이며 상대방이 회유형일 때 비난형의 역기능적 의사소통은 극대화되는 경우가 많다.
-산만형
생각과 말 행동이 자주 바뀌고 동시에 여러 가지 행동을 하려고 하는 유형이다. 주제에 관심을 두지 않고 계속 다른 사람의 관심을 분산시키며 상황에 적절하게 행동하지 않고 분주하면서 바쁜 척한다. 또한 심각한 상황에서도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농담이나 딴전을 피워 그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 이들이 주로 하는 말은 ‘날 내버려 둬.’ ‘그대로 둬.’ ‘무슨 상관이야.’ ‘왜 그렇게 심각해.’ 등이다. 내면적으로는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어.’ ‘내가 설 곳이 없어.’ ‘내게 적절한 곳이 아니야.’라고 느끼며 이로 인해 혼돈과 부적절감을 경험한다. 지나치게 활동적이거나 지나치게 소극적인 행동을 하고 불안한 행동을 하며 바보스럽거나 피상적이거나 주의를 끄는 행동을 한다. 심리상담현장에서는 산만형의 사람들을 대하기가 가장 어려운데 상담대화 도중 주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외형적으로 산만한 특성이 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들 때문에 때로는 내담자가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는 배경과 상황을 잘 파악하지 않은 채 산만형의 사람이라고 진단해 버리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신체적으로는 신경계통의 장애나 변비, 위장장애, 메스꺼움, 당뇨, 편두통을 호소한다. 이들의 자원은 유머, 즐거움, 자발성, 창의성이다. 산만형은 자아존중의 3요소 중 자기, 타인, 상황 모두 무시되고 있는 상태다.
-초이성형
자기와 타인을 무시하고 상황만 지나치게 중시하는 유형이다. 원칙과 규칙 옳은 것만을 절대시하는 극단적 객관성을 보이며 자료와 논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초이성형의 반응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논리가 실제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지의 여부보다는 일반적인 이론이나 규칙을 주장하는 데 관심을 기울인다. 따라서 자신의 논리를 설명하기 위해 추상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긴 설명을 하고 정서적으로는 냉담하고 완고하며 경직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면적으로는 약해서 쉽게 상처받고 소외감을 느낀다. 이것은 일반적인 논리나 규칙을 주장하는 심리 이면에는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거나 혼돈상태에 있음을 감추기 위해 초이성적인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성향 때문에 초이성형의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암, 심장마비, 건조성 질병, 임파조직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가진 자원은 지성과 지식의 추구, 끈기 있는 문제해결력이다. 초이성형은 자아존중의 3요소 중 상황은 존중되지만 자기와 타인은 무시되고 있는 상태다.
-회유형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애쓰는 유형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역기능적인 대처방식으로 자신의 가치나 존중보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조건 남에게 동조하거나 비굴한 자세를 취하며 만약 문제가 생기면 설사 그 잘못의 원인이 자신이 아니라 하더라도 무조건 자신의 잘못으로 생각하여 잘못을 빌고 자기비난도 감수한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말은 ‘모두가 나의 잘못이다.’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나는 너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등이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는 힘이 없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과 같다.’는 생각이 내재해 있다. 회유형의 행동은 지나치게 착해서 모든 사항을 좋게만 처리하려 하고 이를 위해 사죄하고 변명하고 우는 소리를 한다. 회유형의 대처방식은 자신은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데 어느정도 기여를 했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자신과 타인에게 많은 상처를 입히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 결과 회유형의 사람들은 신경이 과민되어 있으며 우울증, 자살적 경향, 자멸적 경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신체적으로는 소화기관의 고통과 위장장애, 당뇨, 편두통, 변비를 호소한다. 회유형은 자아존중의 3요소 중 타인과 상황의 두 요소는 존중되지만 자기는 무시되고 있는 상태다.
(2)기능적인 의사소통 유형
-일치형
의사소통의 내용과 감정이 일치하는 유형이다. 의사소통 및 대처방식의 다른 유형과는 달리 기능적인 유형으로서 치료의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말하는 신체 자세와 음조, 표정이 자연스럽고 말과 일치되어 있다. 또한 긴장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이를 적절하게 표현한다.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에서 말과 정서가 일치되게 균형을 이루어서 언어적 메시지와 비언어적 메시지가 동일하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편안하고 개인의 특성을 존중하면서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고 변화에 대해 융통성이 있다. 음성은 따스하고 상대방의 눈을 바로 볼 수 있다. 이들의 내면은 무엇에나 진실하고 원만함, 충만감, 생동감, 그리고 활력이 있다. 자기가치감이 높고 자신과 타인을 신뢰하기 때문에 특별한 심리적 신체적 증상이 없다. 이들의 자원은 높은 자아존중감과 건강한 관계성이고 자아존중의 3요소 중 자기와 타인, 상황 모두가 존중되는 상태다.
시사점
그가 지향한 가족치료의 방향은 분명한 의사소통을 통한 가족 내에서의 자존감과 자아가치의 형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그리고 가족의 커뮤니케이션 유형이 개인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사티어는 의사소통을 지배하는 가족의 규칙과 사회와의 연결 및 관련성 등을 주요한 치료의 주제로 삼았던 것이다. 가족치료의 방향은 치료과정에서 단계적으로 일어나고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이고 순환적으로 반복되어 나아가 개인이 보다 건강하고 긍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참고문헌
김혜숙(2003). 가족치료 이론과 기법. 학지사.
김영애(2008). 의사소통 방법론. 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
김경자(2005). Satir 경험적 집단상담이 초등학생의 자아존중감과 대인 관계에 미치는 효과. 성균관대학교 석사학위논문.
김대영(2007). Satir 의사소통유형, 자아존중감 및 결혼만족도에 관한 연구. 상명대학교 석사학위논문.